최용훈 원장의 치아 살리는 이야기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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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케어 #잇몸멸균 #최용훈원장

by 최용훈 원장의 치아 살리는 이야기 · · 네이버 원문

제가 분당서울대 병원에 있을때 인연을 맺은 환자분 이야기입니다

저보다 10살 이상 많으신 여자 환자분이 항암 치료 도중 치아 치료를 위해 제가 있었던 보존과에 오신날부터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50대의 젊은 나이에 청천벽력같은 암선고를 받고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에서 힘겨운 암치료를 받으셨습니다

건강하신 여러분은 잘 모르시겠지만...

항암 치료를 하면 머리가 빠지는 부작용도 있지만 잇몸이 아프고 따가운 합병증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 환자분이 그런 경우셨어요

처음 뵐 때부터 너무 상냥하고 인상이 밝으신 분이셨습니다

젊었을 때 겨울에는 용평에서 스키타시고 여름에는 가평에서 수상스키 타시던 분인데 저도 운동을 좋아한다고 해서 서로 운동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제가 마라톤 달리기가 너무 안 늘어서 고민이라고 그냥 말씀 드린적이 있는데 다음 치료 약속 때 그걸 기억하시고 마라톤 양말을 선물해 주신 배려심 있는 분이셨어요

비록 항암 치료 중이시지만 거동에 아무 문제가 없으셨고 단지 항암 치료가 들어가면 잇몸에 통증이 시작되는게 너무 힘들다고 하시고 또 통증 때문에 양치질을 잘 못해서 부분부분 충치가 많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치과로 저를 찾아오시면

우선 입원 기간동안 생긴 충치는 무통 마취를 하고 치료를 합니다

안 그래도 항암 치료로 온 몸이 아픈데 치과에 오셔서까지 통증이 있으면 안되니까

무통 마취를 합니다 언제 마취를 시작하지 모르도록 스며들듯이 마취를 해서

치과 치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없어지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마취를 하고 나면 환자분도 저도 걱정할게 없으니까 치료를 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 치과 치료를 하면 저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환자분도 힘드니까

꼭 필요한 부위만 집중해서 치료를 합니다

특히 신경 치료에 들어가게 되면 치료 기간도 길어지고 특히 환자 본인이

내가 암에 걸린것도 서러운데 신경 치료까지 해야 하는구나 ㅠㅠ 마음의 상처도 받기 때문에

어떻게든 신경 치료가 되지 않고 크라운이 되지 않도록 집중해서 치료를 합니다

항암 치료를 하면서 아무래도 양치질이 부족해지고 전신 건강이 약해지면서 충치가 생길 수 있는데

그 때 그 때 발견해서 치료를 받으시면 그게 최선이 아닌가 합니다

그 다음은 항암 치료로 인한 잇몸 통증인데

잇몸 염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항암을 들어가면 전체 잇몸이 들뜨고 따가운 걸로 고생을 하셨는데

잇몸 전체를 플라즈마 장비로 멸균해 드리면 한결 낫다고 자주 받으러 오셨습니다

잇몸 멸균은 가느다란 기구를 치아와 잇몸 사이에 살짝 집어넣고 플라즈마 전류를 흘리는 방식인데

환자 입장에서는 뾰족한 기구가 잇몸을 살짝 누른다는 느낌입니다

이걸 일일이 전체 잇몸을 다 스캔하듯이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한 부분도 빠트리지 않고 하나씩 보다가 기구가 깊이 들어가는 부분이 나오면 그 부분을 집중해서 더 케어해 드립니다

시간은 3-40분 정도 걸리는데 치료 하는 동안 잇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바로 나면서 시원해지기 때문에

자주 받으시러 오셨습니다

제가 무통 마취하고 충치는 충치대로 치료해 드리고 잇몸은 멸균 케어를 해 드리면 한결 통증이 가라앉고 편안해 진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해드리는 치료가 도움이 되니 반갑고 기쁜 마음도 있지만

반대로 저를 찾아올 때는 암이 더 커지거나 전이가 되어서 항암 치료를 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웃으면서 치료해 드렸지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죠

점점 저를 찾아오시는 횟수가 늘어나고 병세도 나날이 악화되었습니다

암센터에서도 전이가 너무 많이 된다고, 이제는 어렵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작년 이 맘때가 마지막으로 케어를 해드린 것 같고 퇴사 준비를 하고 10월말까지 뵙지를 못하고 저는 사표를 냈습니다

저를 기억하시는 모든 환자분들이 다 소중하지만 이 환자분은 유난히 제가 해 드리는 치료를 기다리시고 좋아했던 분이라 더는 못 봐드리는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치아보다 더 중요한 암치료를 암센터에서 하시기 때문에 제가 없어도 치과 치료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받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그렇게 흘러가고 저는 개원 준비를 하고 개원을 하고 병원 안정화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그 환자분은 잊고 있었는데

5월 초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통이 걸려옵니다

'교수님 아니 원장님 김XX 환자분 기억하실까요 ? 보호잡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환자분 성함에 당연히 기억한다고 잘 지내시냐고 여쭤봤고

'원장님 너무 염치 없지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지금 제 아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암센터에서는 4월을 넘기지 못한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해서 요양 병원에서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5월 넘어서까지 버티고 있어요... 그런데 자꾸 치과에 가자고 떼를 씁니다 지금 일반식사는 불가능하고 튜브로 영양 공급을 해서 먹지도 못하는데 자기는 살아야 하고 그럴려면 치아가 건강해야 한다고 자꾸 원장님께 데려다 달라고 해서...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라서... 지금 치아를 치료하고 할 상황이 아닌데... 염치 불구하고 이렇게 부탁 드리려고 합니다...'

당연히 모시고 오시라고 했고 엠뷸런스를 타고 침대에 누운 상태로 저희 병원에 오셨습니다

이미 병세가 심해져서 휠체어에 앉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서 오셨습니다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머리카락도 다 빠지셨고 너무 야위어서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라 슬픈 감정이 올라오는데

저를 알아 보시고 웃는 모습을 보고 저도 힘을 내서 웃어야 겠다고...

'김XX 님 똑같으시네요 작년에 뵈었을때랑 하나도 안 변하셨네~ 저 교수 그만 두고 개원했는데 저 이제 교수 아니고 원장이에요 승진해서 원장 됐어요 ! 저희 병원 좋죠 ? 여기서 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진료 다 하니까 앞으로 자주 오세요~'

손 잡아 드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 말기암이라서 말씀은 잘 못하시지만 알아 듣는건 다 알아들으셔서 웃으면서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매번 하던것처럼 치료하기로 하고 입안을 보는 순간 오랜 기간 투병 생활로 많은 치아들이 부러졌고 충치도 심하고 잇몸도 엉망인 상태였습니다 한동안 식사를 못하는건 물론이고 구강 위생도 제대로 하기 힘드셨겠죠...

스케일링도 해 드리고 좋아하셨던 잇몸 멸균 케어도 하면서

'시원하시죠 ? 앞으로 자주 오세요 여기 제 병원이라서 제 마음이에요~'

15분 정도 이런 저런 치료해 드리고 비록 누워 계시지만 병원 투어도 시켜 드렸습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빨리 일어나셔서 저하고 같이 스키타러 가야죠~' 하는데 웃으십니다

그렇게 보내 드리고 다음날 보호자분께서

'어제 치과 다녀온 후에 너무 기분이 좋아서 요양 병원 사람들한테 브이자도 그리고 컨디션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원장님 감사합니다' 하고 문자가 왔습니다

'저는 괜찮으니 언제든지 모시고 오세요 정말입니다' 라고 답변을 보냈지만 한번이라도 더 뵐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게 사실었습니다 암센터에서 모든 진료를 포기한 상태였으니까요...

그리고 난 후 2주일 정도가 지난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돌아가셨다는 부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기분이 이상하고 멍해졌습니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조문을 하고 보호자분을 뵈었는데

'원장님 치과 다녀와서 며칠동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희도 간만에 마음이 편했구요... 오늘 새벽에 편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하게 웃고 계신 영정 사진을 보면서 한번 더 케어해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도 들고 치과 의사가 뭐라고 제가 해 드린 치료가 희망과 기쁨이 되셨다는 말에 책임감도 느껴졌습니다

저와의 인연이 망자의 삶에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본 글은 최용훈 원장의 치아 살리는 이야기의 네이버 블로그 원문(© 저작자)을 라이선스 계약 하에 재구성하여 표시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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